고미술산책로

불기자심(不欺自心), 우리는 국토는 작았어도 역사는 깊었던 문화민족입니다.

고서(古書)

초주갑인자본

學而齋 2024. 6. 27. 09:27

초주갑인자는 1420년에 만든 경자자(庚子字)의 자체가 가늘고 빽빽하여 보기가 어려워지자 좀더 큰 활자가 필요하다고 하여 1434년 갑인년(甲寅年)에 세종의 명으로 주조된 동활자이다.

경자자와 비교하면 대자와 소자의 크기가 고르고 활자의 네모가 평정(平正)하며, 조판(組版)도 완전한 조립식으로 고안하여 납()을 사용하는 대신 죽목(竹木)으로 빈 틈을 메우는 단계로 개량, 발전되었다. 그리하여 하루의 인출량(印出量)이 경자자의 배인 40여 장으로 크게 늘어났다. 갑인자본을 보면 글자획에 필력(筆力)의 약동이 잘 나타나고 글자 사이가 여유있게 떨어지고 있으며, 판면이 커서 늠름하다. 또 먹물이 시커멓고 윤이 나서 한결 선명하고 아름답다. 우리나라 활자본의 백미이다.

이와같이 우리나라의 활자인쇄술은 세종 때 갑인자에 이르러 고도로 발전하였으며, 이 활자는 조선 말기에 이르기까지 여섯 번이나 개주(改鑄)되었다. 뒤의 개주와 구별하기 위해 특히 초주갑인자(初鑄甲寅字)라 부른다.

 

본 서책명은 <맹자집주대전> 7~84주단선에 판심이 상하 하향어미로 되어 있으며 상성, 거성, 평성 등의 음운 표기까지 나타나고 있어 세종대에 간행된 초주갑인자본으로 파악된다. 이 초주갑인자본인 <맹자집주대전>은 비록 책 상태가 험하고 영본일지라도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1450년에 만든 <42행성서>보다도 조금  이른 시기이거나 비슷한 시기에 간행된 것으로서 매우 귀중본이다.

 

'고서(古書)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경람도  (0) 2024.08.04
사례찬설  (0) 2024.07.31
동사촬요(東史撮要)  (0) 2023.07.13
한양가 2  (0) 2023.07.12
상례집략  (0) 2023.06.15